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사랑해’라고 무심코 사용하는 이 단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올바르게 쓰는 것일까요? ‘사랑하다’와 ‘좋아하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요?
1.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을 뭐라고 정의했는 지를 몇 가지 보겠습니다.
A. 사랑은 가장 따뜻한,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또한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이자 마음의 움직임이다. (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B. 다른 사람을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관계나 사람[1]을 뜻한다. 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사랑의 정의는 다음과 같이 풀이할 수 있다. (나무 위키)
사랑1 [사랑] 사랑-하다 |
「명사」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2」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3」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4」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 「5」 성적인 매력에 이끌리는 마음. 또는 그런 일. 「6」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 |
C. 톨스토이는 선이야말로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인간은 모두 이 선을 향해서 정진해야 하고 이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은 사랑이라고 했다.
사랑이란 이성의 활동이라고 역설했다. 각자가 자기 내부에 간직하고 있는 이성, 즉 신의 활동인 사랑에 의해서 선이라는 목적을 향한 노력, 이것이 톨스토이가 말하는 인생인 것이다. (김수민, 톨스토이의 ‘인생론’에서)
인생의 모순을 해결하고 인간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는 이 감정을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다. 이 감정이 ‘사랑’이다…… 사랑이란 인간의 유일한 합리적 활동이다. (톨스토이, ‘인생론’)
톨스토이는 그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모든 사람은 그들이 자신을 돌보고 앞날을 계획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D. 스캇 펙 박사는 사랑이란 ˝자기 자신이나 혹은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이다. 또한 사랑은 표현되는 만큼, 즉 ˝행동하는 만큼만˝ 사랑이다. 책임감이 없이는 참사랑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지만 더 잘 살기 위해 상대방과 함께 살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때문에 사랑을 핑계로 상대에게 의존하는 것은 참사랑이라 할 수 없다. 수동적인 자세로 사랑을 바라고 행복을 기대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다. ˝건전한 결혼은 오직 강하고 독립된 두 사람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2. 일상생활에서의 사랑
한 때 인기가 있던 프로그램 '사랑의 콜센터' 12회 첫머리에 목포 부부가 나옵니다. 남편과 통화 후에 아내를 연결해 주는데 울먹일 정도로 영탁을 좋아하는 팬이었습니다.
그 녀는 남편이 옆에 있는데 영탁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합니다.
13회에서는 인천의 결혼한 30세 여성분은 "희재 오빠,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제주도의 42세 여성분은 "민호 오빠, 사랑합니다."라고 하며, 천안의 69세 여성분은 천년의 사랑을 부른 김호중에게"호중 씨와 천년의 사랑을 하고 싶다."라고 서슴없이 말합니다.
저는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위에서 보시듯이 사전에는 사랑하다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영탁을, 그리고 희재를, 민호와 호중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사전에서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옳은 표현으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문화적 의미를 찾아보려고 사랑한다와 좋아한다의 차이를 검색해 보았더니 많은 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을 아래에 복사해서 붙입니다.
QTE
♣‘사랑한다’와 ‘좋아한다’의 차이
‘사랑한다’와 ‘좋아한다’는 비슷하게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하면 두 단어는 반대말일 수 있다.
고양이는 쥐를 좋아하는가, 사랑하는가?
고양이는 쥐를 사랑하지 않고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은 상대가 아프든, 상처 나든, 피가 나든 상관없이 나의 욕심 대문에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아프고, 상처 나고, 피가 나더라도 상대에게 (상대의 유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는 것이다.
———–유관재, 국민일보 ‘로뎀나무’ 칼럼 중에서—————-
UNQTE
3. 성경에서의 사랑
A. 또 다른 사랑을 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은 지고지순한 사랑입니다.
원수도, 살인자도, 세리도, 창녀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저와 같은 죄인을 살리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처럼 사랑할 때 "사랑한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말하는 사랑은 완벽한 사랑(Agape)입니다.
그리고,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만 너희가 사랑하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세리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마태복음 5:46)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예수님처럼 사랑하려 힘은 쓰지만 예수님과 같이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B. 예수님과 비슷하게 사랑하다 가신 분들이 적지만 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님, 테레사 수녀님, 손양원 목사님, 이태석 신부님,........ 알려 지진 않았지만 헌신하셨거나 하고 계시는 분들, 등.....
C. 요한일서 4장에서 말하는 사랑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또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서 완성된 것입니다. (요일 4:12)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알았고 또 믿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도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요일 4:16)
보이는 자기 형제자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요일 4:20)
D. 사랑은 지성, 의지, 감정이 동반되는 용기 있는 마음의 태도와 행위다.
(김지철 목사, 22/08/13일 성서학당 고린도전서 45강)
4. 불교에서의 사랑 = 사무량심(四無量心)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랑’ 은 감각적인 사랑을 뜻하는 것으로, 애욕에 치우쳐 이기적으로 흐르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면서 남을 돕고 사랑하는 것이 불교에서의 자비입니다. 자비는 지혜와 더불어 불교의 근본적이고 실천적인 사상입니다.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중생의 즐거움을 같이 즐거워하는 것이 ‘자(慈)’이고, 중생을 불쌍히 여겨 그들의 고통을 없애 주고 그들이 고통으로 괴로워할 때 같이 괴로워하는 것이 ‘비(悲)’인데, 이렇듯 자비는 중생과 더불어 울고 웃으며 고락을 함께하고, 그들이 복락을 누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사무량심(四無量心)은 자(慈) ․ 비(悲) ․ 희(喜) ․ 사(捨)로서, 최고의 사랑이며 자비의 살상인데, ‘자(慈)’ 는 앞에서 말한 대로 한량없는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먼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널리 일체중생에까지 이르게 하는 사랑입니다.
‘비(悲)’ 는 남의 고통을 덜어 주려는 마음으로,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널리 모든 중생에게 미치게 하는 사랑입니다.
‘희(喜)’ 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어 기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며,
‘사(捨)’ 는 중생을 평등하게 보아 분별과 차별심을 두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네 가지 마음은 더없이 큰 자비로써, 부처님을 일체중생의 어버이시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출처:한국불교신문 2009년 9월 23일)
5. 적어도 ‘사랑’은…
A. 다른 사람을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칸트는 ‘사람을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이 가장 부도덕한 행동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이런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B. 내가 한 것을 내세우지 않고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내가 준 것이 얼마인지 내세우지 않으며 더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으며 논리로 설득하려 들지 않습니다.
C. 상대방을 인격적 존재로 인정합니다.
연애를 하는 중이거나, 결혼 생활을 하는 중에 폭력(물리적 폭력과 언어폭력)을 행사한다면 과감하게 저항하고 싫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D.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 물질, 시간 등을 희생합니다.
상대방이 귀한 존재이므로 내 것을 내줍니다.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하고 덜어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E. 얻고 쟁취하기 보다는 베풀어 주는 게 사랑입니다.
어머니, 아니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면 금방 이해됩니다.
인간의 사랑을 어찌 하나님의 사랑에 비하겠습니까만, 그래도 아버지의 사랑보다는 어머니의 사랑이 하나님의 사랑에 더 가깝습니다.
6. 어떻게 이 단어를 사용할 것인가?
저는 우리나라 사전에서 인정하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랑이라는 표현을 좀 더 진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부일처제인 대한민국에서는 아무 여자나 남자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해서는 안 되며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물이나 동식물은 좋아할 수는 있으나 사랑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음악’도 좋아할 수는 있어도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꽃을 좋아하면 꺾어서 옆에 두고 싶고 꽃을 사랑하면 물을 준다.'고도 하지만 꽃을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꽃을 좋아해도 꺾지도 않고 물도 주고 벌레도 잡아 줍니다. 그러나,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내 집에 30억짜리 고려청자가 있다고 합시다. 고려청자를 아끼는 것이 사랑하는 것인지요?
헬라어(그리스어)에는 '사랑하다'라는 표현을 4가지로 표현합니다.
필리아 Philia (친구나 동료 간의 사랑),
에로스 Eros (남녀 간의 사랑),
스토르게 Storge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아가페 Agape (거룩하고 무조건적인 사랑 - 절대적 사랑-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입니다.
그런데, 한국어에는 '사랑하다'라는 한 단어로 표현해야 하는 한계를 나타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는 너무도 다르듯이 사랑함과 좋아함도 다릅니다.
'사랑함'이라는 단어에는 절대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해 갑니다.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그 절대적 의미가 변질되거나 잘못 사용되는 경우도 수없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수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어서 사전이 있고 문법이 있습니다.)
저는 '사랑하다'는 표현이 너무 쉽게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말을 해야 하는 많은 연예인들이 관객을 향하여 '사랑합니다.'라고 하며 너무나도 쉬운 손가락 하트를 너도나도 날리고, 소위 정치인이라는 사람들도 그것을 따라 하며,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방송에서 많은 이들이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쉽게 하고,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으니 많은 국민들은 아무 때나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도 되는 줄 알게 된 결과라고 봅니다.
우리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많은 단어 중 하나가 '사랑'과 '사랑하다'입니다.
남편이 곁에 있는데 다른 남자(가수)에게'사랑한다'라고 말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부부에게 사랑하는 사람은 가족 외에 아내와 남편뿐이어야 합니다.
"영탁 씨를 참 좋아합니다." "참 좋아하는 팬입니다." "희재 씨로 인해 큰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민호씨는 너무 매력적입니다." "호중씨 노래는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등으로 표현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는 "사랑한다."는 단어를 잘못 사용하는 사람보다 올바로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
참 안타까운 '사랑하다'는 단어입니다.
우리만이라도 바로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만이라도 너무나 흔하고 쉽게 사용되는 '사랑'이란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셨으면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지고지순한 아가페 사랑이나 불교에서 말하는 사무량심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 외의 누군가에게"사랑한다"라고 말할 때는 진정성을 담아 진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 한마디의 귀중함을 느끼고 실천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행동이 따라야 상대방이 믿어 줄 것입니다.
행동 없는 말은 허공에 흩어지는 소리일 뿐입니다.
▣ 요한복음21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의 대화에서 '사랑하다'라는 의미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쓴 아래글도 참고하십시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 어린 양을 먹여라. (요한복음 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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