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종착역 앞에선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라고 감독이 말한 이 드라마는 참 어렵습니다. 이 드라마는 신의 의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죽음 앞에 선 각종 인간들의 여러 가지 반응을 보여 줍니다.
1. 감상 후기를 쓰기까지의 망설임
A. 천국과 지옥
드라마 지옥 (이하 “드지”로 칭함)을 보고난 후 며칠 동안 감상 후기를 써야 할 지에 대해 망설였습니다.그 이유는 기독교인인 제가 지금까지 배우고 알던 내용과 너무나도 다르게 드라마가 전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죄를 짓는 자는 지옥으로 가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면 천국으로 간다는 명백한 진리는 사람을 인간답게 살게 하고 사회를 유지하게 해 주는 명확한 진리입니다.
이러한 진리는 불교든 이슬람교든 조금씩의 용어와 표현에 차이가 나타나지만 거의 흡사한 천국과 지옥관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드지는 이렇게 믿고 있는 '진리'에 대해 충격적인 장면으로 도전해 왔습니다.
B. 죽음과 종교
죽음은 종교와 분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 죽으며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면 종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드지는 죽음의 문제를 던집니다.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C.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드지는 너무나 어려운 드라마였습니다.
웹툰도 보지 않고 처음 접한 저에게는 어려운 드라마였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래도 정리해서 써보자고 마음먹고 어설프지만 적어 봅니다.
2. 잔인한 죽음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
A. 소위 말하는 ‘지옥의 사자’라는 괴생명체 셋이 나타나 백주대낮에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불로 태워 버리며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의 차량도 파괴한 후 사라집니다.
죽일 때도 너무나도 잔인하게 죽입니다.
B. 지옥의 사자라면 죽은 영혼을 지옥으로 안내만 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만인이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죽여만 놓고 사라져 버리는 새로운 존재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C. 죽은 다음,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영혼이 어떻게 되는지,그 사람의 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시청자가 알 수 있게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6회까지 지옥의 사자가 등장해서 죽이는 장면은 반복되지만 의문은 해소되지 않은 채 드라마는 끝납니다.
D. 저는 드지에 대해 3가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1) 왜 이렇게 잔인하게 죽여야 하는가?
(2) 죽는 자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가?
죄를 짓기는 했어도 죽어야 할 만큼의 죄는 아니라고 판단되고, 갓 태어난 신생아도 고지를 받는데 죽음에 이르는 죄의 기준은 무엇인가?
(3) 소위 ‘고지’를 받는 사람들 중에는 어떤 이는 20년 전에, 또 어떤 이는 2-3년 전에, 또 다른 이는 30초 전에 고지를 받는 데 어떤 기준에서 고지하는 시각에서 차이가 나는가?
E. 이런 3가지 의문점에 대해서는 드라마 지옥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드라마 지옥의 각본을 썼다는 감독의 인터뷰를 봤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연상호 감독은 “죽음이라는 종착지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라고 했습니다.
<사이비 종교라는 민감한 주제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연 감독은 “종교와 인간의 관계는 인간의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옥’을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 장르라고 했다. 감히 대적할 수 없는 근원적 공포에 맞닥뜨린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종교였다.
사람들이 갑자기 죽음을 고지받게 되는 이유는 극이 끝날 때까지 규명되지 않는다. 연 감독은 “미스터리한 일을 설명하기보다 그걸 맞닥뜨린 사람들의 모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전했다.>(출처 : 국민일보 21/11/25일 연상호 감독 인터뷰 기사)
F. 저는 이런 의문점을 다음과 같이 해결했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이해하시면 개운할 것입니다.
(1) 제목을 [지옥]이라고 하지 말고 [죽음]이라고 한다.
지옥이라고 했으니 죽는 모든 사람이 지옥으로 간다고 생각하게 되어 어떤 죄를 지었나? 죄를 짓지 않은 신생아도 지옥에 가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죽음]이라고 하면 이런 의문도 해소됩니다.
(2) 죽음의 사자는 드지에서는 형체를 가진 실체로 눈에 보이지만, 죽음의 사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재해,사고, 질병, 전염병, 전쟁 등, 죽음을 초래하는 모든 원인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죽음이 20년 후에도, 30초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설명됩니다.
(3) 그래도 남는 의문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죽음이 닥치느냐는 문제입니다.
죽을 만큼의 죄를 짓지 않은 자,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 닥치는 죽음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구약 성경 욥기에서 다루는 의인의 고난에 대한 아래 3번 글을 보십시오.
3. 구약성경 욥기와 드라마 지옥
A. 성경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욥기라고 말합니다.
B. 의인인 욥이 고난을 당합니다.
하나님께서 마귀에게 욥에게 고난을 주도록 허락하십니다.
친구 3명이 욥의 고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설명을 하고 욥이 반박하고 하나님께 간청하는 내용이 성경 욥기입니다.
결국은 하나님께서 2배의 복을 내려 주시는 것으로 끝납니다만 왜 하나님께서는 의인 욥에게 참혹한 고난을 허락하셨을까요?
답은 아무도 모른다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주권의 문제이므로 인간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문제입니다.
욥기에서도 하나님께서 왜 욥에게 재앙을 내리셨는지에 대해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미우라아야코는 그 녀의 책, "에세이 성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와 그 뜻은 인간이 저울질하거나 그 끝을 헤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에게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그 한 가지만을 알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그 뒤에는 하나님께 일임하고 의탁하면 되는 것이다. 인간의 지혜를 멀리 넘어서시는 하나님의 배려를 기뻐하면 되는 것이다.
인간의 지혜는 결코 의지할 수가 없다.
하나님에의 절대 신뢰, 그것이 신앙인 것이다."
C. 드라마 지옥도 이런 문제를 제기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고지를 받고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지만 죽는 사람들의 죄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각 태어난 신생아도 잔인하게 죽이려 합니다.
왜 죄 없는 자들이 죽어야 하느냐? 는 의문을 던집니다.
4.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인간들의 반응
A. 드지는 연상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지옥의 사자가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는 현상에 대해 인간 사회와 인간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대해 그린 드라마입니다.
B. 새진리회라는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
화살촉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고지 받은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사람들,
위의 단체들에 붙어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 등, 여러 인간의 군상들이 등장합니다.
C. 죽어서 가는 지옥보다 더한 지금의 삶이 지옥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5. 신의 의지에 대한 의문
A. 새진리회를 만든 의장 (유아인)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신이 왜 그런 기묘한 일을 벌이는 걸까요. 저는 10년이 넘는 시간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근데 그 걸 알 수가 없었어요. 이런 기괴한 일이 벌어지는데 아무런 이유가 없으면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까요. 아마 엄청난 폭동과 정신적인 공황이 찾아올 거예요. 이유가 있어야 돼요. 이런 기괴한 일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벌어지고 있다…."
B. 그의 이러한 노력은 극 중에서조차 해결되지 않고 새 진리회는 죄를 지은 자가 지옥에 간다는 진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지키기 위해 살인도 불사합니다만 결국은 지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죄를 짓지 않아도 죽기 때문입니다.
6. 드라마 지옥의 제목 수정
A. 저는 드라마의 제목을 [지옥]에서 [죽음]으로 바꾸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이미 공개가 되었기 때문에 수정이 불가능하지만 출시 전에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B. 그랬다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7. 흥행은 될 것인가?
A. 1화의 충격이 상당히 셉니다.
6화까지 계속 보게 하는 매력은 있으나 보고 난 후에 품게 되는 여러 가지 의문점 때문에 좋은 평점을 주기는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B. 한 마디로 참 어려운 드라마였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쉬웠지만 의미를 주는 작품이라면 드라마 지옥은 보고 난 후에도 이해하기가 힘든, 한 참을 생각해야 하는 작품이라 대중에게 어필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세계적인 흥행은 안 될 것입니다.
8. 저의 평점
저는 별 3개 반 ★★★☆입니다.
그러나, 위의 2.F에서 말씀드린 내용으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별 2개 반 ★★☆이었습니다.
제목이 주는 아쉬움이 크고, 신의 행위에 대해 반응하는 인간과 집단의 반응에 대해서는 사실적으로 비교적 잘 그려냈으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근본적인 의문과 이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문제만 던져 놓고 끝나버린.... 그런 느낌입니다.
9. 영화의 영어 제목 Hellbound의 뜻
Hell Bound 또는 Hellbound로 적으며 3가지 뜻이 있습니다.
A. bound for hell로 '지옥행'을 뜻하는 형용사입니다. (train bound for Busan 하면 부산행 열차입니다.)
B. someone who is destined for Hell 지옥에 갈 사람
C. someone who is going into a very dangerous situation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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