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시즌1 -4대에 걸친 자이니치의 한 서린 삶 ★★★★☆ (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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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및 영화 감상

파친코 시즌1 -4대에 걸친 자이니치의 한 서린 삶 ★★★★☆ (애플TV+)

by 숲의새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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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떠밀려 일본으로 건너가 자이니치가 된 우리의 선조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견디고 살아왔으며 어떤 사랑을 했는 지를 4대에 걸쳐 그려 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을 재미 동포 작가가 표현하고 있습니다.

파친코에 대한 감상 후기를 쓰기 위해 나름 제법 시간을 투자했습니다만, 귀찮지 않았고 즐거웠습니다.
 
이민진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파친코를 썼는 지, 그 녀는 한국의 역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알아 가는 것이 기뻤습니다.
 
저는 파친코 소설은 읽지 않았고 드라마만 보았다는 걸 먼저 말씀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드라마를 보지 않으셨다면 미리 읽고 보시고, 한 번 보셨다면 새로 알게된 내용을 인지하고 다시 한번 보신다면 더 많을 걸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앉아 있는 선자

1. 소설과 드라마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면서 각본을 새로 썼으며 그 과정에서 소설에 없던 내용, 예를 들면, 관동대지진 사건이 새로 삽입되었고, 과거와 현재를 평면으로 편집하였습니다. 

2.집약된 의미를 나타내는 장면들 

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영상과 대사로 주어진 시간 내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집약해야 하므로 파친코의 화면 하나에 의미를 부여한 곳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사 하나, 삽입된 음악과 노래, 옷에 있는 문양 하나 등이 모두 계획되어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4화에서 이런 점이 많이 나타납니다.
이 점은 아래에서 별도로 살펴 보겠습니다.  

흰 양복을 입고 서 있는 한수

3.드라마를 보기 전에 인지하면 좋은 내용들 

A.1932년과 1989년

1)1932년 관동대지진 

1923년 9월 1일 11시 58분에 일본 사가미 만을 진앙지로 발생했던 사가미 해곡 대지진입니다. 
나흘 동안 계속된 조선인 학살은 9월 6일이 돼서야 계엄사령부 지시로 끝났습니다.
 
정권교체시기에 있었던 일본 정부는 임시 내각이 감당할 수 없었던 큰 재난을 한국인에 대한 학살로 덮으려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지진을 겪고 있는 한수

2)1989년 일황 히로히토 사망과 버블 경제 

일황 히로히토 사망, 2차례에 걸친 수상 교체// 중국 천안문 사태 무력 진압 (89년 6월 4일) 
 
1987년 블랙 먼데이 (미국의 주가 대폭락)의 영향을 피하려는 금리인하도 시행되어 일본 국내에서의 자금 공급이 확대되고 폭주하던 돈이 주식과 토지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1989년은 일본 버블 붕괴 직전입니다.
 
1990년대 초에는 버블 붕괴로 땅값과 주가가 완전히 곤두박질쳤습니다.

B.부라쿠민(部落民, 부락민)과 자이니치(在日)의 차이와 차별 

자이니치는 부라쿠민보다 하층이었습니다. 
취업도 못하고 통장도 못 만들고 주택임대나 구입에서도 차별을 받았습니다.
 
자이니치는 조센징과 같이 극심한 멸칭입니다. 
자이니치에게는 살 수 있는 영주권만 주어지고 시민권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선거권도 없고 복지혜택도 못 누립니다.

참고  : 1. 부라쿠민(部落民, 부락민) 또는 히사베츠부라쿠민(被差別部落民, 피차별부락민)은 전근대 일본의 신분제에서 최하층에 위치했던 천민을 가리키는 어휘로, 당대 가장 불결하고 금기시되던 곳인 '부라쿠(部落; 부락)'에 거주하였던 집단이다. 현대 일본 사회에서는 그 후손들을 현재 진행형으로 차별하고 비하하는 증오발언으로도 쓰인다. (출처: 나무 위키)
2. 재일 한국인-조선인, 즉 재일동포 혹은 재일교포 등은 넓은 의미로 보면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모든 한국 국적자 및 그 자손들을 통틀어 일컫는말이지만, 일반적으로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전 일본으로 건너와 "특별 영주자" 자격을 가지고 살고 있는 한국계 거주자[2]만을 의미하는 좁은 의미로 사용된다. (출처: 나무 위키) 
 
대개의 경우 재일교포들은 부라쿠민들이 살던 지역에 들어가 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부라쿠민지역에 살던 자이니치들은 지역과 계급과 민족 차별이라는 3중 어려움 속에서 살아갔습니다.

우리는 자이니치는 물론 소련 시대 때 본토에서 강제 이주되어 쫓겨난 고려인들에 대해서도 그동안 신경을 쓰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세계4대 강국을 바로 볼 정도로 성장한 대한민국은 우리의 후손과 민족들을 돌봐야 하는 역사적 책임을 떠맡아야 합니다. 

C.특별영주권

2차 대전이 끝나고 일본에 살던 재일 한국인들은 일본 국적을 상실하게 되어 일본 정부는 ‘특별 영주권’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들을 재일교포 하고 불렀습니다.
양쪽 모두로부터 외면당했습니다.
 
5화에서 선자가 일본 국적자냐고 묻는 한국 공무원에게 특별영주권자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국을 방문한 늙은 선자

D. 요시와라

5화에서 사랑하는 하나를 찾아다니던 솔로몬에게 친구는 우구이스다니 역 ‘요시와라’에 가 보라고 말합니다.
요시와라는 에도시대 때 생겨난 거대한 유곽촌을 말합니다.

E. 계단

여러 장면에서 특히 솔로몬이 계단을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장면들이 제법 나옵니다.
파친코에서는 계단이 신분의 상승과 하락을 의미하는 수단으로 쓰인다는 걸 알고 보신다면 더 이해하기가 쉬울 겁니다. 

F. 음식 감독과 파친코 소품팀의 음식 문화 보여 주기

시대에 맞는 음식 문화를 보여 주기 위해 그 시대별 조리기구, 식기 종류, 먹는 방법, 부엌 연출, 음식재료, 요리기술, 가난한 사람과 부자들의 식단 등에 대해 자문을 받고 사실 확인까지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제대로 된 동래파전을 표현하고자 무려 2주 동안 파전만 만들기도 했답니다. 

결혼식을 한 날 엄마가 차려준 밥상을 받은 이삭과 선자
선자가 결혼식 한 날, 그 녀의 어머니가 쌀집에서 우리 땅 쌀맛이라도 보게 해 주겠다고 쌀집 주인에게 말해 귀한 쌀 3홉을 구해와 해 준 밥과 반찬으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귀한 쌀을 어머니는 정성을 다해 밥을 지었습니다. 풍요로운 지금 이 시대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G. 한 (限)

한국인들이 안고 있는 한에 대해 파친코는 말합니다.

땅 소유주인 할머니가 피 맺힌 한에 대해 언급하며, 솔로몬은 계단을 내려와 신분을 상징하는 넥타이와 양복을 벗어던지고 빗 속에서 춤을 춥니다.
 
솔로몬이 빗 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에 이어 몇십 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 선자도 비를 맞으며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며 오열합니다. 
선자의 한!

 

몇 십 년 만에 부산을 찾은 선자가 밤 바닷가에서 울부짖고 있다
선자가 몇 십년만에 부산으로 돌아와 밤 바닷가에서 비를 맞으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울게 하소서를 부르던 가수가 춘향가를 부르며 자결합니다. 
 
그리고 자이니치들이 겪었던 한들이 파친코 각 화마다 등장합니다. 
 
한국인들의 한! 
이 것이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엄마가 선자를 안고 있다.
일본으로 떠나는 선자를 안고 있는 엄마

4. 이민진 작가가 파친코를 쓴 이유 (2019년 갈라 강연에서) 

A. 문학으로 한국인을 인간화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사명이다.  
B. 그건 우리 역사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쓴 겁니다…...
  
나는 우리가 영웅적이고 비극적이고 로맨틱하고 오랜 고통을 겪어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한국인은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C. 한국 젊은 이들에게 묻습니다.
너는 내가 이 책을 누굴 위해 썼다고 생각하니?
난 널 위해 이 책을 썼어. 우리를 위해 썼어. 

5.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자세 

이민진 작가는 2019년 하버드 대학교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역사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 (2019년 하버드 대학교)
저는 종종 증거 앞에서 현실 앞에서 제 주장이 틀렸다는 것에 직면합니다. 그리고, 이 것은 다시 현실의 문제로 돌아가서 선입견을 바로 잡게 됩니다.
일본은 자신의 역사에 대해 부정직합니다. …. 역사에 대해 정직해야 화해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6. 일본과 독일의 차이 

독일은 2차 대전에서 수백만명의 유대인들을 잔인하게 죽였으며 전쟁으로 수많은 국가의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독일은 이 점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역사의 진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향후에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사를 만들어 전쟁범들을 숭배하고 있으며 이웃들의 아픔에 대해 눈을 감고 있습니다.

7. 파친코의 스토리 

A. 전체 스토리 

일제 강점기인 1931년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들이 4대에 걸쳐 1980년대까지 고난 속에서도 치열하고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선자의 부모 세대부터 선자의 손자인 백 솔로몬까지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선자가 그 어려운 시대를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으며 한국인들은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어떤 고난을 겪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B. 4화

선자와 백 이삭 전도사가 일본으로 가게 되며 한인들이 거주하는 가난한 마을에서 살게 됩니다. 
 
배 안에서 광산으로 일하러 가는 한국 노동자들과 만나게 되며 토지주 할머니 (금자)의 아버지가 일하던 광산은 400명이 일하다 20일 동안 파업을 하다가 해고될 정도로 근무여건이 나빴고 그곳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다가 죽었습니다.  금자에게는 그 한이 남아 있습니다. 

땅 팔기를 거절하는 금자
4화에서 땅 팔기를 거절하는 금자


 여러 가지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땅을 팔지 않고 계약을 파기하는 한국인 할머니와 “울게 하소서”라는 가곡을 부르다가 갑자기 춘향가 중 이도령을 향해 떠나가는 판소리 부분,  ‘갈까 부다’를 부르다가 자결하는 한국인 여가수도 등장합니다. 
 
평면 편집으로 금자와 가수가 번갈아 나옵니다.
 
‘울게 하소서’를 부르던 가수는 ‘갈까 부다’라는 춘향가를 부르다가 자결합니다. 
죽어 있는 그 녀의 치마 아랫자락에는 무궁화 꽃이 선명히 수 놓여 있습니다.

춘향가를 부르다가 자살한 한국인 가수, 치마 자락엔 무궁화가 수 놓여 있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요?
저는 일제강점기에 수탈을 당한 연약한 한국 여인들을 상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 가수가 노래하기 전에 한 일본인이 그 녀의 어깨를 만지는 장면도 나옵니다. 
한국인들이 안고 있는 “한”을 금자와 여 가수를 통해 집약해서 나타내려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헨델이 작곡한 ‘울게 하소서’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나를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를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이 슬픔으로 고통의 사슬을 끊게 하소서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나를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를 울게 하소서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토지 매매계약 체결이 깨진 후 솔로몬은 부와 지위를 상징하는 비싼 넥타이와 양복을 모두 벗어버리고 계단을 뛰어 내려가 빗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도 나옵니다.
 
솔로몬은 모든 것을 내 던지고 자유를 만끽합니다. 
미친 듯이 춤을 춥니다.  

땅 거래가 불발 된 후 비 속에서 미친듯이 춤을 추는 솔로몬
4화에서 미친듯이 빗속에서 춤을 추는 솔로몬

C.7화 관동대지진과 한수의 이야기

7화는 소설에는 없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주판’이 첫 장면에 나옵니다. 
주판은 전자계산기가 나오기 전에 계산할 때 쓰던 도구입니다.
 
7화가 한수만을 위해 전개되며 주판과 한수 아버지, 그리고 한수가 어떤 과거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 가를 보여줍니다.
 
한수가 어떻게 야쿠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으며 관동대지진 당시 한국인을 살해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미국으로 갈 희망을 품고 있던 한수는 간토대지진으로 아버지와 모든 희망을 잃고 좌절과 공포를 느낍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인 학살도 경험하면서 한 인간이 어떻게 변해 가는 지를 설명하고 보여줍니다.
 
허망한 꿈보다는 생존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 한수를 감독은 보여주려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7화는 다른 화들과 달리 화면을 4:3 비율로 보여 주며 오픈 화면도 생략합니다.

4:3 비율은 화면에 더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한수의 표정을 관객들에게 더 보여주기 위한 배려라고 보입니다. 

D.8화 

일본에서 김치를 팔고 있는 선자
8화에서 김치를 팔고 있는 선자

“김치 사이소”….”우리 어무이한테서 배운 깁니더.”…

“2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식민 지배 때 일본으로 이주했다.
그중 약 80만 명은 일제에 의해 노동자로 끌려갔다.
대부분은 2차 대전이 끝난 후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약 60만 명은 일본에 남아 무국적자가 됐다.
이 이야기는 그런 여성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견뎌냈다.” 
 
8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설명입니다.  
작가가 왜 파친코를 썼는 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남편 이삭이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려 구속되었고 이 일로 시아주버니인 요셉도 과자 공장에서 해고되어 살아갈 길이 막막해진 선자는 어머니가 준 반지를 팔아 김치 장사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선자는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한편, 노아는 자이니치로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한수는 그의 아들 노아 앞에 나타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8화 마지막에 실제로 선자와 같은 삶을 살아온 많은 선자들(생존자들)이 등장해 그들이 살아 온 삶을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생존자들을 등장시켜 파친코라는 드라마의 스토리는 허구가 아니며 실제로 그러한 시대를 살아온 한국 이주민들의 삶이라는 것을 주장합니다. 

한수, 이삭, 선자, 엄마, 선자 동서의 모습

8. 드라마 파친코의 의미 

미국의 대기업인 애플에서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를 1000억 원을 들여 제작하여 미국 내 주요 시간대에 방송한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더구나 드라마 중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한국어입니다. 
 
아시아의 동쪽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한 짧은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전해 진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입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한국민들이 어떻게 차별을 받았으며 한국인들은 그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 내고 살았는 지를 전 세계인들이 보게 된 것입니다.
 
역사적 진실에 근거한 소설이지만 이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이 세계인들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일본은 수많은 자금을 투입해 미국의 학계, 정치계 등에 일본 중심의 역사관을 퍼뜨려 왔습니다. 
그런데, 파친코는 작품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위해 40여 명의 역사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받았음이 알려져 할리우드산 한국 이야기는 더욱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화려한 궁궐을 배경으로 한 어느 왕이나 왕비 이야기가 아니고 서민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또한, 태어난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니고 어려운 이민 생활을 하는 이야기라서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는 걸로 판단됩니다. 

9. 아쉬운 점 

참 좋은 영화나 드라마도 작가의 생각이 우리 개인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항상 있습니다.
 
제5화에서 선자가 자신의 집에서 식모로 일하던 복희 언니를 몇십 년 만에 만나 복희 언니가 만주 공장에서 일하다 온 것으로 듣습니다. 저는 위안부 사건을 빗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작가가 용기를 더 내어 위안부로 다녀온 것으로 정면으로 거론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만주 공장에 대해 말하고 있는 복희
5화에서 만주공장에 대해 말하고 있는 복희

10. 저의 평가 

A. 인내, 희망, 생존, 그리고 공감

파친코는 도박입니다.
재일교포들이 그래도 파친코 사업에 뛰어듭니다.
돈과 권력과 부를 안겨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드라마입니다.
어떤 한 시대가, 또 어떤 정치가 우리들 서민의 삶을 망쳐 놓아도 항상 백성들은 끈질기게 살아 남고 이를 극복해 왔습니다.
 
파친코는 그 어렵던 일제강점기에도 인내하고 희망을 가지고 생존해 온 사람들, 즉,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파친코는 한국 역사 중 극히 한 부분을 다루지만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B. 백 이삭의 사랑

지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이삭과 선자, 그리고 선자 어머니와 교회 목사
이삭과 선자의 결혼을 반대하던 목사가 반지하 교회에서 둘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백 이삭은 부자인 양반 출신으로서 약한 몸으로 선자의 하숙집에서 간호를 받고 죽다가 살아납니다.
이삭은 선자를 사랑합니다.

말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한수의 아이를 밴 선자를 아내로 맞아들이며 형이 살고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살게 됩니다.
그가 전도사에서 목사가 되어 일본에서 목회를 하게 되나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가 일본 경찰에 잡혀 갑니다.

선자와 결혼을 하고 한수의 아들인 노아를 사랑으로 키워냅니다만, 그의 사랑은 행동하는 사랑으로 느껴졌습니다.

육체는 약하지만 그의 정신은 강인하게 느껴졌으며, 기독교 신자인 이민진 작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상징하는 인물로 택한 사람으로 생각됩니다. 

C. 한나의 존재 

일본인이면서 한나는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비뚤어진 생각과 행동으로 자신의 삶을 망가뜨립니다.
 
결국은 에이즈에 걸려 비참하게 죽게 됩니다.
 
한나는 자이니치처럼 차별을 받고 살아가던 일본 토착민을 상징하며 선자 가족처럼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80년대에도 여전히 일본 사회에는 차별이 존재함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D. 한수의 삶과 선자의 삶 

한수는 야쿠자의 대리 사위로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갔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아들인 노아에게 8화에서 바보처럼 살지 말라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합니다.

자신의 아들인 노아를 만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한수
8화에서 노아를 만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하는 한수


선자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며 "쉽지만 바르지 못한 삶 대신 어렵지만 바른 삶을 택했다."라고 손자인 솔로몬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너를 바르게 키웠다."라고 솔로몬에게 말한 선자는 회중시계를 솔로몬에게 건네며 "이 시계가 저주라고도 생각했데이. 근데 지금 와 생각해 보이 우리 식구를 구해 준 적이 있구마.  니 한테도 그랄 수 있을 지 모르지. 그라믄 좋겠데이."라고 합니다.

한수에게서 받은 시계를 솔로몬에게 주는 선자
8화에서 한수로부터 받은 시계를 솔로몬에게 전해 주는 선자


한수로부터 받은 회중시계가 자신들의 삶을 구해 준 적도 있다며 회중시계를 솔로몬에게 전해 준다는 것은 솔로몬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름길을 택하고 앞만 바라본 한수의 삶과 고단하고 김치를 팔지언정 바르게 산 선자의 삶,
솔로몬은 어떤 삶을 선택할까요?

복희의 얘기를 들으며 눈물 짓는 선자
5화에서 복희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 짓는 선자

E. 파친코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파친코를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의견을 내든 그것은 개인의 의견을 표현하는 자유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평범한 시민들, 일본으로 간 이민들의 고단한 삶을 역사 속에서 이렇게 잘 풀어낸 드라마가 지금까지 있었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드라마로 쓸 용기도 없었고, 이를 치밀하게 조사하고 증명할 성의도 부족했으며, 이를 기획하고 현실로 만들 부지런함도 없었습니다.
 
재미 한국인이 소설을 썼고 미국 대기업인 애플이 드라마로 만들어 한국의 역사가 일부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한국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에 공감을 얻어 낸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F. 파친코 제작진

원작 소설은 이민진 작가가 썼지만 각본은 수 휴 (허수진)가 썼습니다.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각각 4화씩 연출을 했다고 합니다.
씨네 21에서 이들과 인터뷰한 기사를 아래에 링크했습니다.
http://m.cine21.com/news/view/?mag_id=99876

파친코 제작진
코고나다 감독, 테레사 강 로우, 수 휴, 마이클 엘렌버그 (왼쪽부터)

G. 저의 평가 

“내를 반으로 쪼개 놓고 살 수는 없다 아이가. 뭐는 당당히 내놓고 뭐는 숨키가 살고. 니 그 거 아나? 잘 사는 거 보다 어떻게 잘 살게 됐는가 그 기 더 중요한 기라.”
6화에서 선자가 솔로몬에게 한 말입니다.

“형이 이 집 가장이잖아. 그 건 자격이 아니라 의무야.”
6화에서 작가가  백 이삭의 입을 빌어 백 요셉 형에게 한 말입니다.

부모가 될 자격을 얻어야 하는 모든 부모님들과 부모님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모든 자식들이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저의 평가는 ★★★★☆ 입니다.
4화는 ★★★★★입니다.

시즌 2와 3, 그리고 4가 기다려집니다.
 
2022년과 23년 각종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1. 참고사항

A. 이민진 작가 (출처: https://lucky04.tistory.com/3856)

본명 이민진, 국적 미국, 고향 서울특별시, 1968년 11월 11일생으로 만으로 나이 53살입니다. 학력 정보는 예일대학교 역사학, 조지타운 대학교 법학이며 가족은 부모님 아버지, 어머니, 언니, 남편, 자녀, 사촌 김혜은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결혼 유무는 기혼으로 남편은 일본계 미국인이라고 합니다. 자녀 정보와 키, 혈액형 정보는 미공개라고 합니다. 

이민진 작가와 남편

  
직업은 작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합니다. 1976년 때 미국 뉴욕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갔고 이후 조지타운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고 하네요. 뉴욕에서 기업 변호사 활동을 했으나 간염이 심해져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2008년에는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을 발표했고 2017년에는 두 번째 장편소설 '파친코'를 발표했다고 하네요.
 
과거 대학교 시절 재일교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남편을 만나면서 더욱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일본 지사에 발령받은 변호사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4년 동안 살았다고 하는데요. 그때 당시 취재, 연구를 하면서 소설 '파친코'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거 미국 생활을 할 때 부모님은 생계를 위해 거의 항상 일을 했고 이민진은 말이 통하지 않아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고 하네요. 삼촌을 따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고 영어 실력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소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시절 부산에서 살던 훈이와 양진 부부와 딸 선자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소설 '파친코'는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7년 BBC, 뉴욕타임스에서 '올해의 책 10'으로 선정되었습니다. 2019년에는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책 '파친코'를 추천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에 출연하는 펜싱코치 역 배우 김혜은이 자신의 사촌이며 자신의 엄마 남동생의 딸인 그는 매우 재능 있는 가수라고 했습니다. 그럼 오늘은 파칭코 작가 이민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언제나 즐거운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B. 쇼 러너 허수진

쇼 러너 허수진
쇼 러너 허수진

한국과 미국의 드라마 작가는 어떻게 다를까요?

허수진 작가는 "미국 쇼 러너는 캐스팅부터 제작, 크루 섭외, 예산관리 등 모든 걸 총괄해야 하는 CEO 같다"라고 소개했다. 미국 드라마 시스템에서 '쇼 러너'라고 부르는 드라마 '작가'는 대본 집필뿐만 아니라 예산 배정, 인력 채용 등 드라마 제작의 전 과정을 총괄한다. 허 작가는 "한쪽 측면에서는 대본을 쓴 크리에이터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예산관리와 프로듀싱을 하면서 큰 배의 선장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중앙일보 2021.09.09일 기사/ 미드의 '쇼 러너를 아시나요...."작가이자 드라마 총괄 선장")

파친코 작가진은 다양한 인종, 경제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작가로 구성됐다. "특히 한국이 경험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를 포함한 작가 7명 중에서 4명이 한국계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출처 : 씨네 21  2021.05.28일 기사/애플 TV+ 창립작 '파친코' 허수진 작가를 만나다.)

C. 600만 해외동포

미국, 독일, 이집트, 노르웨이, 인도, 등, 아시아, 호주, 유럽, 북미, 남미 대륙 등 세계 곳곳에 한국인들이 살지 않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 그것 아십니까?
600만 명이나 되는 우리 해외 동포들은 향후 통일 대한민국의 힘을 발휘하는데 엄청난 힘이 될 것입니다.
 
이민진 작가와 각본을 새로 쓴 수 휴(허수진)씨가 그 한 예입니다.
각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입니다.
 
해외에 나가 보면 우리 민족이 참 뛰어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단점도 많지만 장점이 더 많은 민족이 한국 민족입니다.
수많은 외세의 참혹한 침략에도 끝까지 저항하고 이겨냈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언제나 모든 민족은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하지만, 우리 민족은 마음속으로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고 봅니다.

D. 코고나다 감독의 말

"윤여정이 연기하는 순간마다 매료됐다.
그의 얼굴은 한국 역사가 담긴 지도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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